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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스와핑 은밀한 스와핑 (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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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34,657회 작성일

은밀한 스와핑 (중편)

회사 인근 포장마차. 태권이와 제수씨 그리고 동생이라 불리는 여자와 함께 자리를 하고 있다. 약간 서먹서먹한 분위기에서 태권이는 아까부터자신의 휴대전화를 만지며 누군가와 카톡을 나누는 모습이었고 제수씨와 그녀는 각자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나만 혼자 멍하니 술잔만 비워내고 있다.

“얌마, 천천히 마셔.”
“응...”
“술 못 마셔서 죽은 귀신 들었냐?”
“그런 것은 아니고...”
“무슨 감정인지 알아,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너를 나쁜 놈이라 생각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태... 태권아.”

나를 배려하는 듯한 태권이의 말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아까 사무실에서의 우리의 행동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태권이는 자신이 마신 소주잔을 나에게 건네며 술을 따라준다.

“네가 그 시간에 집에 가지 않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
“......”
“내 잘 못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넌 신세계를 맛 볼 수 있었잖아, 안 그래?”
“신세계...”
“제수씨와 너, 요즘 서먹서먹하지?”
“아... 아니야.”
“아니긴... 결혼을 한지 5년째인데 임신도 안 되고, 잠자리를 갖을 때마다 의무감에 하는 그런 성의 없는 행위 같기도 하고... 맞지?”
“......”

점쟁이처럼 태권이는 요즘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꼬집었다. 나는 집 밖에서 단 한 번도 그 누구에게 나의 상황을 설명하거나 불만을 토로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태권이가 이와 관련된 말을 하는 것에 신기하기까지 했다. 혹시 내 얼굴에 그렇게 써져 있나 하는 마음에 엄하게 손으로 만져만 볼 뿐.

“맞구먼, 내 예상은 정확하다니까. 킥킥킥.”
“그... 그런 것 아니야!”
“당황하기는... 술을 받았으면 빨리 마시고 잔을 돌려.”
“어, 응.”

우리의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제수씨의 야릇한 눈이 자꾸 신경이 쓰였다. 가끔 나와 마주치는 시선에 나는 금세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고 그런 내 모습에 제수씨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것도 아주 작은 소리로...

“인공 씨, 아까 사무실에서... 대단하더라.”
“네?!”
“호호호.”

제수씨의 말에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개만 숙인 채 부끄러워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비웃음이 아닌 즐거움이었을 터인데 나는 왜 그렇게 부끄럽고 숨고 싶었던지... 멋쩍은 미소를 머금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제수씨를 바라보자 그 옆에 앉아 있는 동생이란 여자가 말을 한다.

“저 오빠 완전 내숭덩어리 같아.”
“내숭덩어리? 어머, 얘는... 아까 내가 해보니까 그건 아니던데.”
“할 것 다하고 부끄러워하잖아.”
“그런가? 호호호.”

그녀들에게 나는 놀려 먹기 좋은 먹잇감과 같았다. 하긴... 이런 말을 듣고도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그런데 궁금한 게... 제수씨 옆에 있는 여자 분은... 그러니까 동생이라 부르는 여자 분은 누구시죠?”
“저요?”

내가 그녀에의 정체에 대해 묻자 그녀도 살짝 당황해 하면서 손으로 자신을 가리킨다. 그리고 태권이가 나의 물음에 대답을 해줬다.

“우리 마누라 대학 후배, 이름은... 동생이 직접 자기소개 한 번 해.”
“음, 그럴까? 저는요...”

꽤 발랄하게 말하며 애교도 어느 정도 있는 말투다. 자신을 소개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홀릭되고 말았다.

“언니와 함께 대학에서 전공도 같이 했고요, 제가 약간 이런 변태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을 언니가 알고 제안을 했어요.”
“제... 제안? 제수씨가 먼저?”
“네, 자신에게 그런 고민이 있다고 털어 놔서 저도 태권 씨랑 그런 환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제안을 하게 되었어요.”

제수씨는 떨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당당하게 사연을 털어 놓았다. 제수씨의 말이 끝나자 태권이가 제수씨의 말을 이었다.

“집사람 후배 미정이는 평소 자주 만나는 집사람 후배였고 편한 여자였기에 우리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었어, 덤으로 너는 우리와 함께 된 것이고.”
“그... 그랬구나.”

의문의 그녀 이름이 미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정 씨는 늘 웃는 표정이었고 눈가 끝이 쳐져 눈웃음을 치고 있는 인상이다.

“땡잡았네?”
“내가?”
“그럼 너 말고 또 있냐?”
“그... 그런가? 흐흐흐.”
“흐흐흐, 이제 너도 우리와 함께 해야지. 파트너가 한 명 더 생겨서 기분 좋은 걸?”
“......”

태권이의 말을 듣고 집에 있는 아내 생각이 났다. 집사람도 보수적인 성향을 버리고 태권이네 부부처럼 자유분방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다시 내 아랫돌이가 빳빳하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을 슬쩍 눈치 챈 제수씨가 포장마차 테이블 밑으로 자신의 발을 들어 내 허벅지를 건드렸다.

“윽...”
“또 섰네, 또 섰어. 호호호.”
“제... 제수씨!”
“이 자식, 남의 마누라 한 번 먹더니 발정이 났나... 미정아, 안 되겠다. 술 한 잔하고 모텔이나 가자.”
“콜!”
“당신 정말... 나는 어쩌고?”
“당신? 당신은 내 옆에 발정난 인공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어머... 그렇게 되는 거야? 호호호.”
“하하하!”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우리의 술자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내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삐리리~ 삐리리~”
“전화 왔잖아, 빨리 받아.”
“응, 잠깐만.”

전화를 들고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니...

“제수씨냐?”

태권이는 진짜 점쟁이같다. 대번 누구의 전화인지 눈치 채고 있으니 말이다. 휴대전화를 바라보던 내 눈이 앞에 앉아 있는 제수씨와 미정 씨를 향했고 미정 씨는 당황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으란다.

“여... 여보세요?”
“자기야, 왜 안 들어와? 퇴근은 했고?”
“아, 전화를 한다는 게... 미안하게 되었네. 깜빡하고...”
“지금 어딘데?”
“태권이라고... 왜 지난번에 회사 체육대회 할 때 본 적 있지? 그 친구랑 소주 한 잔하고 있어.”
“뭐야~ 나는 일찍 들어 올 줄 알고 저녁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미안해, 내가 지금 전화 통화를 오래 할 수가 없어서...”
“흥!”

아내와 전화 통화를 하며 제수씨와 미정 씨의 눈치를 자꾸 보게 되었고 그 모습에 제수씨가 손을 저으며 신경 쓰지 말고 계속 통화를 하라는 신호를 줬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 태권이가 말을 한다.

“야, 너는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냐? 제수씨 서운하게.”
“......”
“못 된 남자였구나, 우리 인공 씨는.”

제수씨가 나에게 못 된 남자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나는 그 말에 절대 아니라며 손을 흔들었다.

“전화 통화하는 것 보니까 딱 못 된 남자네.”
“그런 것 아니에요, 제가 얼마나 집사람을 사랑하고...”
“사... 랑?”
“......”

미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렇게 사랑하는 집사람 몰래 사무실에서 다른 여자와 섹스를 했으니... 그것도 직장 동료이자 친구의 아내와 말이다. 내 말에 술자리가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미정 씨가 웃으며 말을 한다.

“오빠, 아내 분을 그렇게 사랑하면 일찍 들어가 보세요.”
“......”
“개념의 차이인 것 같아요, 누구는 한 여자만 사랑하고... 누구는 많은 여자를 사랑하고 싶어 하고... 저처럼 성향이 특이한 여자는 더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갖고 싶어 하고...”
“미... 미정 씨.”

뭔가 내가 말실수를 한 듯한 분위기... 그 적막은 숨이 막힐 듯 무겁게 느껴진다.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태권이가 나를 향해 입을 연다.

“제수씨와 이런 관계를 얘기해 본 적은 있어?”
“이런 관계?”
“너 지금 우리와 함께 한 행동.”
“엥? 절대 못하지... 그 사람 매우 보수적이란 말이야.”
“음.”
“왜?”

나를 향해 알 수 없는 의미를 지닌 미소를 짓던 태권이가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부부교환이란... 서로 파트너를 바꿔서 하는 것 말야.”
“꿀꺽.”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은 것인데... 적당한 상대가 없었어, 그래서 말인데...”
“......”

태권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고 내가 예상하고 있는 말이 태권이 입 밖으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아내가 태권이와 함께... 나는 태권이의 아내와 함께... 아... 이게 지금 무슨 생각이란 말인가.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제수씨가 허락을 하지 않겠지?”
“너... 설마...”
“바꿔서 해보자고, 너랑 나랑.”
“!”

예상 적중이다. 물론 그런 말이 나올 것이란 추측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얘기를 들으니 이 떨림과 불편함은 뭘까. 내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상납하듯 공유하는 행위가 근본적으로 옳은 행위란 말인가.

“태... 태권아.”
“너도 내 마누라 먹었으니 너도 네 마누라를 나에게 달라는 의미는 아니야, 그냥 서로 합의해서 이루어졌으면 어떨까 하는 희망이지.”
“......”